장이 마감됐는지 감도 안 옵니다. 그냥 매수만 하면 끝난 것처럼 차트 확인도 안 하고 돈 버는 꿈만 좇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주식 매매에 무신경했습니다. 매수 버튼을 누르고 나면 그 종목에 대한 관심이 거기서 끝났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냉철하고 단호합니다. 매수한 종목을 복기도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행동은 결국 제자리걸음으로 이어졌습니다. 수익이 나도 왜 수익이 났는지 모르고, 손해를 봐도 뭘 잘못해서 손해를 봤는지 모릅니다. 기준이 될 만한 자료가 없으니 저는 항상 처음으로 돌아갔습니다.
복기 없이 매매하면 생기는 일
복기 없이 매매를 반복하면 같은 실수가 끊임없이 되풀이됩니다. 어제 충동매수로 손실을 봤다면 그 패턴이 기록되지 않으니 오늘도 똑같이 충동매수를 합니다. 어제 운 좋게 수익이 났다면 그게 운인지 실력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같은 방식을 반복하다가 다음번엔 큰 손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복기가 없으면 발전이 없습니다. 매번 똑같은 실수를 다른 종목에서, 다른 날에 반복할 뿐입니다. 저는 이걸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복기는 주식의 생명이다
복기는 주식의 생명이나 마찬가지이고 수익으로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매매 활동입니다. 그래야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기로 인해 자신의 주식 매매 방식은 스스로 생각하지 못할 만큼 발전할 수 있습니다. 매매 하나하나를 돌아보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매매 패턴, 강점, 약점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면 저는 단연 복기를 말하고 싶습니다.
복기와 매매일지, 이 두 가지만으로도 주린이를 벗어날 수 있을 만큼 발전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장 마감 후 복기하는 방법 6단계
복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제가 정리한 방법을 단계별로 나눠보겠습니다.
1단계. 오늘 매매한 종목을 다시 펼쳐본다
장이 끝나면 그날 매수하거나 매도한 종목의 차트를 다시 열어봅니다. 매매 시점을 차트 위에서 확인합니다. 매수한 시점, 매도한 시점에 화살표나 표시를 해두면 한눈에 보기 좋습니다.
2단계. 매수 이유를 다시 떠올린다
그 종목을 왜 샀는지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봅니다. 거래량이 좋아서 샀는지, 뉴스를 보고 샀는지, 지지선 근처라서 샀는지, 단순히 오르는 게 보여서 샀는지를 솔직하게 적습니다. 이때 핵심은 솔직함입니다. 충동매수였다면 충동매수였다고 적어야 다음에 같은 실수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3단계. 결과와 이유를 매칭한다
매수 이유와 실제 결과를 비교합니다. 거래량이 좋아서 들어갔는데 실제로 수익이 났다면 그 판단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뉴스만 보고 들어갔는데 손실이 났다면 그 매매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입니다.
4단계. 손절과 익절 시점을 평가한다
손절했다면 그 자리가 적절했는지 돌아봅니다. 너무 일찍 손절해서 이후 반등을 놓쳤는지, 적절한 시점에 손절해서 더 큰 손실을 막았는지를 확인합니다. 익절 했다면 너무 일찍 팔아서 더 큰 수익을 놓쳤는지, 적절한 시점에 팔았는지를 평가합니다.
5단계. 오늘의 감정 상태를 기록한다
매매 당시 어떤 감정이었는지 적습니다. 공포였는지, 탐욕이었는지, 확신이었는지를 돌아봅니다. 감정 패턴이 쌓이면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6단계. 다음 매매에 적용할 한 가지를 정한다
복기를 마치며 다음 매매에 적용할 단 하나의 개선점을 정합니다. "다음에는 거래량 확인 없이 매수하지 않겠다", "손절 가격을 매수 전에 미리 정해두겠다"처럼 구체적인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복기와 매매일지, 처음이 어렵다
복기와 매매일지는 처음이 어렵습니다. 처음 하는 게 어려운 것이지 한번 하게 되면 생각했던 것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혹 그 습관을 들이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표를 만들어 모니터에 붙여놓고 컴퓨터를 켤 때마다 보면서, 주식 매매 창을 볼 때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눈에 보이는 곳에 두면 자연스럽게 의식하게 되고, 의식하는 것 자체가 습관의 시작입니다.
복기 습관을 들이는 건 주식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들여놓는다면, 이후 매매가 자연스럽게 바로잡혀 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복기표 만드는 간단한 양식
거창한 양식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다음 항목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 날짜와 종목명
- 매수 이유 (한 문장)
- 매수가 / 손절가 / 익절가
- 실제 매도가와 수익률
- 그날의 감정 상태
- 다음에 고칠 점 한 가지
이 여섯 가지를 매매가 끝난 날마다 적습니다. 노트에 적어도 좋고, 엑셀에 정리해도 좋고, 메모 앱에 남겨도 좋습니다. 형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꾸준히 쌓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 손실만 보는 일상을 수익으로 바꾸는 시작
손실만 보는 일상을 이제 수익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생각난 김에 저도 복기표를 만들어 하루하루 실천할 때마다 체크하면서 복기 습관을 길들여보려 합니다.
매수 버튼을 누르는 순간이 끝이 아닙니다. 장이 마감된 후 그날의 매매를 돌아보는 시간이야말로 진짜 실력이 쌓이는 시간입니다. 오늘부터 딱 하나, 오늘 매매한 종목 하나만 다시 열어보고 왜 그렇게 매매했는지 한 줄 적어보세요. 그 한 줄이 쌓이면 어느 날 주린이를 벗어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공부 내용을 정리한 글이며,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