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처음 시작할 때 저는 ETF로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주린이라 종목을 고르는 게 너무 힘들었고,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런데 ETF는 종목을 묶음 다발로 한 번에 살 수 있어서 제가 따로 분산투자를 신경 쓸 필요 없이 하나만 사면 저절로 분산투자가 되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코스피 200 ETF에 투자하다가 미국 S&P500에 적립식으로 돈을 꾸준히 넣어 수익도 내봤습니다.

ETF란 무엇인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ETF의 기본 개념부터 짚어보겠습니다.
ETF는 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라고 부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여러 종목을 묶어서 만든 바스켓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 200 ETF를 산다는 것은 코스피에 상장된 대표 기업 200개를 일정 비율로 골고루 담은 바스켓 하나를 사는 것과 같습니다. 개별 종목 하나를 사는 게 아니라 200개 기업에 동시에 조금씩 투자하는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S&P500 ETF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대표 기업 500개를 한 번에 담아놓은 바스켓을 사는 것과 같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대형 기업들이 모두 그 바스켓 안에 들어있습니다.
ETF가 주린이에게 좋은 이유
종목 하나하나를 골라야 하는 개별 주식 투자와 비교하면 ETF는 몇 가지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분산투자가 저절로 됩니다. 한 종목에 몰아넣었다가 그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ETF는 여러 기업에 나눠 투자하는 효과가 있어서 특정 기업의 악재가 전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듭니다.
종목 선정의 부담이 적습니다. 어떤 종목이 오를지 예측하는 것은 전문가들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ETF는 시장 전체 혹은 특정 지수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개별 종목을 골라내는 어려움을 줄여줍니다.
적립식 투자에 적합합니다.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넣는 방식으로 투자하기에 적합합니다. 시장의 등락에 일일이 신경 쓰지 않고 장기적으로 자산을 쌓아가는 방식과 잘 맞습니다.
직접 해보니 수익이 났지만, 그다음 든 생각
소액이라 큰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식을 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생소하고 신기했습니다. 막연하게 주식은 손해만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ETF로 꾸준히 적립한 결과가 플러스로 나오는 걸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익을 내긴 했는데 수익률이 그리 크지 않아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역시 ETF 투자할 때는 장기투자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기로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수익률 차원에서는 분명 장기투자가 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ETF는 하루 만에 큰돈을 벌어주는 상품이 아닙니다. 시간이 쌓이면서 복리처럼 천천히 불어나는 구조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짧은 기간만 보면 수익률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욕심이 다시 단기매매로 이끌었다
하지만 욕심이 눈앞을 가려 다시 개인 종목 단기투자로 눈을 돌렸고, 결과는 수익이 아니라 마이너스로 돌아갔습니다.
큰 거 한 방을 노리며 일확천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누구보다 강했습니다. 친척 중에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화가 먼저 났습니다. 나는 언제 그렇게 돈을 만져보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다시금 주식 공부에 열중하며 주식을 꼭 성공하고 만다는 생각으로 지금도 그 꿈을 좇고 있습니다.
ETF로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쌓아가던 길에서 다시 빠른 길을 찾아 헤매게 된 것입니다.
ETF가 느리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저처럼 한번 주식의 욕심을 가진 분들, 원금을 빨리 찾고 싶은 분들에게는 ETF가 너무 느리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매달 조금씩 넣어서 1년, 2년이 지나야 의미 있는 수익이 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급함을 버리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루트가 있다면 그 루트부터 도전해 보는 것이 결국 더 빠른 길일 수 있습니다. 단기매매로 큰 수익을 노리다가 오히려 원금을 깎아먹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습니다. 저 역시 그 경험을 직접 했습니다.
ETF를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
저도 욕심을 한편에 내려놓고 다시 ETF 종목을 사보려 합니다. 코스피 200이든 S&P500이든, 적립식으로 꾸준히 넣는 방식을 다시 가져가보려 합니다.
ETF를 다시 시작하면서 제가 다짐한 부분은 이렇습니다.
매달 일정 금액을 정해두고 그 금액만큼만 꾸준히 넣습니다. 단기 등락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고 정해진 주기로 매수합니다. 개별 종목 단기매매와 ETF 적립을 분리해서, ETF 자금은 절대 단기매매로 빼서 쓰지 않습니다. 수익률이 답답하게 느껴지더라도 최소 1년, 길게는 3년 이상을 바라보고 접근합니다.
마치며 — 조급함과 욕심을 내려놓는 것부터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도 주식의 조급함과 욕심을 조금이라도 내려놓는다면 꼭 성공하리라 믿습니다.
저는 ETF로 시작했다가 욕심에 단기매매로 갔다가 손실을 보고 다시 ETF로 돌아가려는 사람입니다. 이 과정을 돌아보면 결국 가장 큰 적은 시장이 아니라 제 안의 욕심이었습니다. 큰 거 한 방을 노리는 마음이 강할수록 ETF는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그 답답함을 견뎌낸 시간이 결국 가장 확실한 수익을 만들어준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공부 기록이며,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